2010년 12월 29일 수요일

구도

 

이것이 내가 원한 구도였다.

부러 황금비율이 아닌,,

독재개발 플래카드로부터 패닝해 63빌딩을 가운데 두고 멈추는.

 

그것은 '잘못'이 아니라 연출 '의도'였지만,

촬영감독은 이렇게 찍으면 본인이 교수님들에게 혼난다며 단단히 화가 났다.

그리고 몇 개월을 이야기 했다. 한번은 내가 얼굴을 붉혔지만,

앞으로도 아마 계속 얘기할 것이다.

그것은 에피소드가 되었다.

 

그런데, 이건 정말 의도였다.

유치해서 또다시 말 안 하려고 했지만,,,

그 의도는

무조건 서울 한 가운데 고층빌딩을 세워 발밑의 누가 죽던 말던

치적을 과시하려는 남근적 욕망, 그런 도시,

그런 의도를 가진 샷이었는데. (그리고 이런 설명도 몇 번이나 했지만;;)

 

교과서적으로는 패닝의 각도가 90도가 넘고,

구도가 예쁘지 않아서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옳지 않다는 것이다.

 

과연 그의 말대로

나는 그가 옳았다고 나중에 생각하게 될까.

지금으로선 아닌데.

이건 나의 의도였고,

구도는 의도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결국 설득의 문제인데, 몇 번 말해도 설득은 되지 않았다.

당시에도 그 후에도...

 

그 후에 오시마 나기사의 <일본의 밤과 안개>를 보고

엄청난 감동과 엄청난 위안을 받았다.

리뷰는 나중에 쓰고, 위반한 것을 얘기하자면

패닝을 180도를 넘어 270도까지...그것도 왔다갔다.

정말 멋있었다. ㅋㅋㅋ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