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내가 원한 구도였다.
부러 황금비율이 아닌,,
독재개발 플래카드로부터 패닝해 63빌딩을 가운데 두고 멈추는.
그것은 '잘못'이 아니라 연출 '의도'였지만,
촬영감독은 이렇게 찍으면 본인이 교수님들에게 혼난다며 단단히 화가 났다.
그리고 몇 개월을 이야기 했다. 한번은 내가 얼굴을 붉혔지만,
앞으로도 아마 계속 얘기할 것이다.
그것은 에피소드가 되었다.
그런데, 이건 정말 의도였다.
유치해서 또다시 말 안 하려고 했지만,,,
그 의도는
무조건 서울 한 가운데 고층빌딩을 세워 발밑의 누가 죽던 말던
치적을 과시하려는 남근적 욕망, 그런 도시,
그런 의도를 가진 샷이었는데. (그리고 이런 설명도 몇 번이나 했지만;;)
교과서적으로는 패닝의 각도가 90도가 넘고,
구도가 예쁘지 않아서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옳지 않다는 것이다.
과연 그의 말대로
나는 그가 옳았다고 나중에 생각하게 될까.
지금으로선 아닌데.
이건 나의 의도였고,
구도는 의도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결국 설득의 문제인데, 몇 번 말해도 설득은 되지 않았다.
당시에도 그 후에도...
그 후에 오시마 나기사의 <일본의 밤과 안개>를 보고
엄청난 감동과 엄청난 위안을 받았다.
리뷰는 나중에 쓰고, 위반한 것을 얘기하자면
패닝을 180도를 넘어 270도까지...그것도 왔다갔다.
정말 멋있었다. ㅋㅋㅋ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