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17일 일요일

라오스 비엔티엔과 루앙프라방 vientiane, luang prabang,LAOS - 2011년 2월

타이에서 캄보디아 씨엠립으로 갔다가 다시 라오스로 가기 위해 타이로 돌아왔다.
캄보디아에서 라오스로 가는 방법도 있었으나 검색해보니 타이 to 라오스가 덜 복잡하고 편한 것 같아서 그 루트를 선택했다. 파타이가 먹고 싶기도 했고.. 타이에서 라오스로 가는 장시간의 밤버스 여행은 좀 힘들었다. 얼굴도 꾀죄죄해졌다.

라오스는 수도인 비엔티엔(현지 발음 위앙짱),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젊은이들의 놀이터 방비앵과 아름다운 고도로 유명한 루앙프라방, 세 군데 정도가 유명했다.

주로 방비앵과 루앙프라방에 많이들 갔다. 비엔티엔은 잠깐 거쳐가는 정도. 우리는 방비앵은 생략하고  루앙프라방에 가기로 했다. 제일 처음 들른 곳은 비엔티엔.







아침에 도착하자마자 숙소를 잡고, 체크인 시간을 기다리며 식사를 했다. 라오스 비엔티엔은 아주 잘 정돈된 계획도시였다. 라오스는 제국주의 시대 프랑스 식민 상황을 겪었기에, 음식이나 건축양식 등에서 프랑스의 영향이 남아있었다. 마찬가지로 한 때 프랑스 영향하에 있던 캄보디아보다 그 흔적이 더 많이 남아있는 듯. . 그리고 관광객 중 프랑스인의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관광지 물가는 타이< 캄보디아< 라오스.. 이정도 되는 것 같았는데. 라오스에 놀러오는 관광객들은 좀 연령대가 높고 좀 여유자적한 여행을 하는 부류가 많은 듯했다. 그런 점이 물가에 반영됐던 것 같고..또 현지식당을 찾으려면 자전거 타고 한참 가야해서...여긴 정말 관광객들을 상대하는 관광도시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캄보디아 올드마켓도 그랬지만 거긴 군데군데 현지식당도 많았다면 여긴 정말 깔끔하고 정돈된 식당과 매장들만.. 그러나 환율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았던 적이 많았다. 환율이 일정치 않고 달러로 계산하면 어디선 손해보고 또 어디선 거기돈으로 계산했을 때 손해고. 그랬다. 특히 0.5불씩 계속 안 거슬러 주고 반올림 해버릴 땐 정말;))


비엔티엔의 숙소 근처에는 라오스 특산품을 파는 상점이 많았는데(결코 싸지 않음) 매장 앞에서 베짜는 분을 볼 수 있었다.


베짜는 분을 그리는 서양 할아버지. 대략 이 동네의 분위기가 이렇다.
은퇴한 서양인들이 한적함을 찾아서 놀러오는 분위기.. 특히 루앙프라방으로 가면 오리엔탈리즘을 즐기는 서양인 노커플들이 정말 많았다.



가난한 라오스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기념품샵. 이걸 시작한 그 분,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올랐다고 하던데...이름이 생각이 안 난다;; 즐비한 기념품샵 중에서 여기가 가장 품질도 좋고, 가격도 합리적이었다. 물론 더 비싸도 여기서 샀겠지만.


비엔티엔에 서는 야시장. 강변을 따라서...



RD 한인민박 앞. 밤에 이곳 앞을 지나치는데 한 청년 기타를 치고 있었다.
강변에 서는 야시장에서 밥을 먹었는데, 내 입맛에는 라오스 현지 음식이 좀 안 맞았던 것 같다. 큰 물고기. 나에겐 좀 부담스러웠다. 라오 커피는 좋았지만.



우리 숙소에서 내려다 보였던 사찰 or 승려학교
 평화로운 비엔티엔에서 우리는 계속 산책을 했는데, 이 곳에 들어가면 마음이 더 편안해졌다. 




승려들이 우산을 쓰고 다니는 모습이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이들은 모두 낭랑18세 전후로 보였다.



승려들은 결혼식에도 어떤 역할을 하는 것 같았는데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엉클 분미>에 나오는 라오스인(나중에 승려가 된)이 떠올랐다. 라오스인들에게는 승려들이 아주 생활에 밀착된 어떤 존재 같았다. 또 흔히 선택할 수 있는 친근한 직업군처럼 보이기도 했고.



방비앵과 루앙프라방을 고민하다가, 방비앵은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루앙프라방은 어른들이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루앙프라방을 택했다;;;

물론, 방비앵은 비엔티엔에서 3시간이면 가기 때문에, 거기 들렀다가 루앙프라방으로 향하는 관광객도 많다. 우리는 시간 관계상 루앙프라방으로 바로 직행했다. 9시간 정도 버스여행을 했는데,  구불구불한 산길은 정말 위험해 보였고, 경치는 아름다웠다.




중간에 내려 점심을 먹었다.




루앙프라방은 고도다. 란쌍 왕국의 수도였다고 하는데, 그때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는 것 같진 않고.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고 하는데 혁명 전 전근대의 왕궁(프랑스 양식으로 지어진, 현재는 박물관인) 이 있고, 중국식 불교 사원도 있고, 또 프랑스 양식의 건물들도 다수 있으면서 라오스 전통건물도 섞여있고 자연경관도 좋아서인 것 같다..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동네여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특히 아침에.

그러나 사원 등 안에 들어가서 봤을 때 불상도 왕궁박물관도 아주 인상적이진 않았다.특히 푸시 언덕을 내려오면서 본 요일별 불상들은 좀 가짜 같은 뉘앙스를 물씬 풍긴다. 막 금박이 벗겨질 것 같은 그런...친근하긴 했다.

루앙프라방에서는 문화재보다는 정돈되고 조용한 거리의 기념품 매장과 흐드러진 꽃들, 어여쁜 집, 잘 구획지어진 골목들이 눈길을 끌었다. 마치 삼청동이나 가로수길, 홍대의 예쁜 거리들을 떠올리게 했다. 물론 훨씬 고즈넉하고 담장마다 꽃이 많은 동네다. 매장에서 파는 기념품의 퀄리티도 굉장히 좋았다.(예술적) 하일라이트는 물론 야시장이고.(물론 야시장 물건의 퀄리티는 매장보다는 훠월씬 떨어졌다.)

그리고 서양인들, 특히 프랑스인 노커플들 중 일부는 공연과 식사를 동시에 제공하는 레스토랑에서 이국적인 저녁시간을 보내는 것 같았는데, 딱 보기에도 비싸보이는 레스토랑에서 문을 닫고, 축제를 즐기고 있었고, 갤러리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어느 날 밤 산책 중 한 골목을 지나다가 라오스 전통음악 소리에 이끌려 까치발을 하고 담장을 건너다 봤더니 식사를 하는 서양 사람들 앞에서 라오스 여성들이 전통 춤으로 보이는 춤사위를 보이고 있었다.



낙조를 기다리는 사람들 @푸시언덕





우산(양산)을 쓴 동승들은 관광객들의 뮤즈였는데. 우산 쓴 승려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도 많이들 팔았다. 동양인이나 서양인이나 하도 사진을 찍어대니 우산으로 가리는 스킬도 뛰어났다. 길 건너서 찍어도 용케 알고 가리더라. 얘들아 미안;; 비엔티엔의 학승들에 비하면 여기는 좀더 연령대가 다양하달까, 어리달까, 암튼 귀여운 동승들이 많았다.


5시부터 들어서기 시작하는 야시장




야시장이 들어서기 시작하면 교통은 통제되고 차도에 천막이 세워진다.




한국에서 2000년대 유행한, 이국적이며 오리엔탈리즘 물씬 풍기는 좌식 술집들이, 그 아이디어와 소품들이 어디서 발원했는지, 보따리장수들이 어디서 물건을 떼어다 팔았는지 짐작케 했던 루앙프라방의 야시장. 

관광객 대부분이 뚝뚝을 타고 다녀오는 꽝시 폭포 등에 가고 싶었지만, 1000원에 한 접시 담아주는 야시장 밥을 먹고 배탈이 나서 루앙프라방에서의 일정은 거의 캔슬....

동네는 예뻤으나 현지 음식이 안 맞아서 고생했던 도시, 루앙프라방..



타이행 비행기삯이 생각보다 너무 비싸서 다시 버스를 타고 비엔티엔으로 온 다음 버스를 타고 타이로...고생스러운 연 이틀간의 밤버스 여행을 했다.

특히 비엔티엔으로 돌아갈 때 여행자버스 시간이 안 맞아서 현지인들이 타는 버스를 탔는데, 소변을 차 세우고 헤드라이트 불빛이 비추는 범위에서 일렬로 도열하여 해결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왜 그렇게 우리를 원숭이 보듯 대놓고 보던지;;; 또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무표정으로 쳐다본다.,, 하도 대놓고 봐서(같은 동양인끼리 뭘 그리 신기한 듯 볼까 생각도)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시선 피하고, 또 힐끔힐끔..

암튼 그랬다. 라오스는 종합적으로 봤을 때 한 번은 좋았지만. 아팠던 기억 때문인지 막 다시 가보고 싶진 않았다. 그래도 두 도시 중 다시 갈 곳을 고르라면 비엔티엔에 가겠다.

댓글 4개:

  1. 그러고 보니 저는
    동남아시아는 라오스 딱 한번 가본게 전부군요.

    그것도 반나절, 완전 깡촌 으로만.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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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는 다음엔 파리를. 다음엔 터키를 가고 싶어요.
    동남아를 다시 간다면 앙코르왓에 한번 더 가고요.
    저는 캐나다가 더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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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는 영국서 일했을때 일주일 휴가내고 루부르랑 오르쉐에서만
    일주일 내내 있었습니다. 실제로 본 그림중 렘브란트의 그림은
    정말 "우왁!!!" 할 정도로 감동 이었구요, 그 유명하다는
    모나리자는 그냥 미술도판이 더 나은 정도더라구요.

    터키는 남쪽 말고 꼭 북쪽을 가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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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네 언젠가 두 곳을 여행할 때 참고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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