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른다>,<공기인형>을 만들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2008년 작품 <걸어도 걸어도>
마치 민족지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의 영화.
누구나 겪었을 법한 현실적인 가족의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가족 내에서의 질투, 선망, 기대, 실망, 원망 등의 감정을 며칠 동안의 대화와 행위 속에서 종합선물세트처럼 보여준다. 마치 가족의 원형 같은 모습. 일정한 템포와 동일한 농도로 무심하게 그러나 아주 정교하게. 오즈 야스지로의 <동경이야기>가 겹친다. 관객은 이 리얼한 이야기 속에서, `일상`이라는 건 이런 속도로 흘러가는 게 아닐까, 싶은 템포 속에서, 마치 내가 우리 가정을 바라보는 느낌, 성찰의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정교하게 구축된 이 '진짜` 같은 영화는 아이러니하게도 마지막 장면까지 너무나 완벽한 호흡으로 끝나는 바람에 '구축된 세계'라는 인상을 준다. 너무나 완벽하게 연출된 영화. 연출자라면 한번쯤 꿈꿔보는 경지의 연출력이 아닐까. 그러나 롤랑 바르뜨식으로 말하면 너무나 정제되고 흐트러짐이 없어서 '푼크툼'은 없는 영화라는 생각을 해본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