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25일 화요일

<구토>

사르트르의 구토를 처음 읽었던 스물 한 살 무렵에도 생각했고
두번 째 읽었던 스물 네 살 무렵에도 생각했던 걸
스물 여덟 살 무렵에 이렇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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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의 <구토>를 보면
변태를 만난 여성이 그 변태가 할 행동을
강력하게 기다리고 기대하고 있다는 묘사가 나온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버스가 흔들릴 때 전복을 상상한다거나,
육교 위를 걷고 있는 사람이 흔들림이 더 심해서 어느 순간 동강날 것 같다거나,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을 `기다린다'라고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과 같다.

우리가 흔들리는 육교를 지날 때
`무너질 것 같아`라고 상상하는 것이
`무너졌으면 좋겠다`고 기다리고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무너질 것 같아`라는 상상은
`무너지면 안 되는데!`라는 염려이자 주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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